서 론
국내 낙농·유제품 산업은 여러 해 동안 수요 확대가 정체된 상황에서 인구 감소와 생산비 부담 증가가 동시에 누적되며, 산업 기반이 서서히 취약해지는 구조적 압력을 받아왔다. 특히 농가의 고령화와 후계 인력 감소는 생산 시스템 전반을 경직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1,2]. 여기에 더해 2026년을 기점으로 한·미, 한·EU 등 주요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 FTA)에서 약정한 유제품 관세철폐 일정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산업 전반이 새로운 전환기에 들어가게 된다[3,4]. 즉, 지금까지 단계적으로 인하되어 오던 유제품 관세가 2026년부터 미국 및 EU산 멸균우유와 일부 치즈 품목을 중심으로 무관세 수준으로 전환될 전망이다[5,6]. 한·미 및 한·EU FTA의 단계적 감축 스케줄이 마무리되는 2026년에는, 멸균우유와 주요 치즈류를 포함한 여러 품목에서 사실상 관세 부담이 사라지게 된다. 이는 그동안 단계적으로 완화되어 온 보호 장치가 최종적으로 종료됨을 의미한다[5,6]. 이는 국내 낙농·유가공 산업에 있어 단순한 관세율 변화가 아니라 시장 구조 자체의 재편을 초래할 수 있는 요인이다[7].
현재 국내 원유 생산단가는 음료용 기준 약 1,084원/L, 가공용 887원/L 수준으로 추정된다[8]. 한국의 원유 생산비는 주요 수출국들의 평균 비용보다 현저히 높아, 동일한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가격 경쟁에서 쉽게 불리해지는 구조적 요인이 된다. 이러한 비용 격차는 국제 시장에서의 원유 조달 조건을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지며, 관세가 사라지는 시점에는 직접적인 가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미국·EU 등 주요 낙농 선진국의 원유 생산단가는 대체로 400–500원/L 수준으로 알려져 있어[9,10], 원유 단가만 놓고 보면 약 2배 가까운 격차가 존재한다. 이러한 격차는 사료비·노동비·토지비·에너지 비용 등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되며[11], 관세가 존재하는 동안에는 일정 부분 상쇄되었으나, 관세라는 최소한의 보호막이 제거될 경우 국내산 유제품이 가격 경쟁에서 구조적으로 열위에 놓일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12].
동시에 국내 유제품 소비 구조에서도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국산 흰우유가 시장의 중심을 이루어왔지만, 최근 10여 년간 치즈·발효유·아이스크림 등 가공유제품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였다[1,13]. 특히 치즈의 경우, 서구식 식생활 확산과 외식·베이커리·카페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수요가 크게 확대되었고, 이 수요의 상당 부분이 수입 치즈·분유를 원료로 충당되는 구조가 정착되었다[2]. 그 결과, 국내 생산 기반만으로는 늘어나는 가공유제품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렵고, 수입 의존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14].
본 총설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나라 낙농·유제품 산업의 생산·소비·무역 구조를 정리하고, FTA 이행에 따른 유제품 관세철폐 일정과 2026년 무관세 체제의 의미를 체계적으로 검토한다[1,3]. 둘째, 2026년 무관세 전환이 농가, 유가공업, 식품산업, 소비자 후생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가격 경쟁력·원유 수급·지역경제·공급망 측면에서의 리스크와 기회를 도출한다[7,11]. 셋째, EU·미국·오세아니아·일본 등 주요 낙농국 및 수입국의 정책·산업 구조 사례를 비교함으로써, 한국 낙농·유제품 산업이 참고할 수 있는 시사점을 탐색한다[6,9,15,16]. 그리고 넷째,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국내 낙농·유제품 산업의 정책·산업 전략·교육(인력양성) 측면에서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대응 방향을 제안한다[1].
이를 통해 2026년 이후의 “무관세 낙농유제품 시대”에 대비한 중장기 로드맵 수립, 관련 전공 교육과정 개편 및 인력양성 전략 설계에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1,7].
국내 낙농·유제품 산업의 현황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와 미국 농무부(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 USDA) GAIN(Global Agriculture Information Network)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원유 생산량은 2025년 약 192만 톤 수준으로 전망되며[12,17], 최근 10여 년간 완만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생산량 감소의 문제가 아니라, 젖소 사육두수의 지속적 감소와 낙농 농가의 고령화·후계농 부족, 국제 곡물가와 환율 변동으로 인한 사료비 부담 증가, 그리고 에너지·인건비 등 고정비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구조적 결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17].
낙농 농가는 대체로 중·소규모 가족농 형태가 많으며, 상위 소수의 대규모 농가와 다수의 소규모 농가로 이원화되는 규모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12]. 지역적으로는 강원·경기 북부, 충청·전북 일부 지역 등에 낙농이 집중되어 있어, 이들 지역에서 낙농은 단순한 1차 생산을 넘어 사료·수의·운송·유가공·관광 등 연관 산업과 지역 고용을 지탱하는 핵심 산업으로 기능한다[1].
생산비 구조를 보면 사료비가 전체 비용의 40%–5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인건비와 감가상각비가 20%–30% 정도를 구성한다[11]. 전기·유류 등 에너지 비용과 기타 경비는 나머지 부분을 이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낙농의 경우, 사료 대부분을 수입 곡물·조사료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 곡물가와 환율 변동이 농가 경영에 직접적인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9]. 이러한 구조는 해외 주요 낙농국의 상대적으로 높은 사료 자급률 및 대규모 경영체 중심 구조와 대비된다[6,15].
국내 유제품 소비는 오랫동안 음료용 우유(흰우유) 중심이었다. 그러나 1인당 우유 소비량은 최근 수년간 정체 또는 소폭 감소하는 반면, 치즈·발효유·아이스크림 등 가공유제품의 소비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1,13].
특히 치즈의 경우, 학교 급식을 비롯해 피자·파스타·샌드위치 등 서구식 외식 메뉴가 대중화되고, 베이커리와 카페에서 판매되는 샌드위치·디저트 제품이 확산되면서 국내 소비가 빠르게 증가해 왔다[2].
USDA GAIN 2024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우리나라 치즈 수입량은 약 15만 톤 수준으로 전망되며 최근 5년간 연평균 약 5% 내외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17]. 국내 치즈 생산은 주로 가공치즈에 집중되어 있으며, 원료 치즈(체다, 모차렐라, 치즈 파우더 등)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10]. 이는 국내 낙농·유가공 구조가 고부가가치 가공보다는 수입 원료를 활용한 재가공 및 유통에 더 많이 연결되어 있음을 시사한다[7].
발효유와 아이스크림, 연유·분유 등 가공유제품 역시 수입 원료(탈지분유, 버터오일 등) 의존도가 높다[2]. 결과적으로 국내 유제품 시장은 국산 원유 기반 제품과 수입 원료 기반 가공제품이 공존하는 이중 구조를 형성하고 있으며, 2026년 무관세 체제는 이 구조를 더욱 수입 의존 쪽으로 기울게 할 가능성이 있다[4,18].
우리나라는 WTO 농업협정과 각종 FTA 이행 과정에서 유제품에 대해 비교적 높은 관세율과 관세할당(tariff rate quota, TRQ) 구조를 채택해 왔다[4]. TRQ 제도란 일정 물량까지는 비교적 낮은 관세율 또는 무관세를 적용하고 초과 물량에 대해서는 높은 관세율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국내 시장을 일정 수준 보호하면서도 최소한의 수입을 허용하기 위한 수단이다[19].
MFN 기준 농산물 평균 관세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유제품의 경우 TRQ 초과 물량에 대해 30%–40% 이상의 관세가 부과되는 품목도 적지 않다[11]. 그러나 한·미, 한·EU, 한·호주, 한·뉴질랜드 FTA 등을 통해 치즈·버터·분유·멸균우유 등의 관세가 단계적으로 인하되면서, FTA 상대국에 대해서는 TRQ 외에도 저관세 또는 무관세 물량이 확대되어 왔다[6,18].
또한 정부는 물가 안정과 공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 시 특정 유제품에 대해 한시적인 추가 TRQ(무관세 또는 저관세 쿼터)를 도입해 수입 물량 확대를 허용해 왔다[2]. 이러한 제도는 유제품 가격 급등기에는 단기적 완충 역할을 하지만 국내 낙농·유가공 산업에는 구조적 수입 압력으로 작용해 왔다[12].
FTA(Free Trade Agreement)에 따른 유제품 관세 철폐 일정과 2026년 무관세 체제
한·EU FTA와 한·미 FTA는 각각 2011년 전후로 발효된 이후 10–15년에 걸쳐 유제품 관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일정을 규정하고 있다[18,20]. 발효 초기에는 멸균우유·치즈·버터 등 주요 유제품에 대해 10%–36% 수준의 관세율이 적용되었으나, 매년 일정 비율씩 인하되어 2023년 기준 미국산·EU산 유제품의 관세는 대체로 7%–10% 이하 수준까지 낮아진 상태이다[5,18].
특히 미국 및 EU산 멸균우유의 경우, 2025년 현재 2.4%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으며, FTA 협정문에 따라 2026년 1월 1일부터 0% 관세가 적용될 예정이다[18,20]. 치즈의 경우에도 cheese powder, Gouda, Camembert, Emmental 등 일부 품목은 2026년 관세 철폐가 예정되어 있어, 2026년 이후 멸균우유와 주요 치즈 품목은 사실상 완전 개방 상태에 들어가게 된다[6,20](Table 1).
한·호주 FTA(Korea–Australia free trade agreement, KAFTA)는 2014년 발효 이후, 치즈에 대해 TRQ와 관세율 단계적 감축을 병행하는 구조를 갖는다[21]. 대표 품목인 체다치즈(cheddar)의 경우, 발효 당시 36%였던 관세가 협정문에 따라 2026년 1월 1일까지 단계적으로 인하되어 0%가 된다[21]. 크림치즈·가공치즈 등 일부 품목은 2031–2033년 사이 장기 관세철폐 일정이 적용되며, 버터는 2028년, 모차렐라 및 일부 가공치즈는 2031년도 관세철폐가 예정되어 있다[21].
한·뉴질랜드 FTA 역시 치즈·버터·분유에 대해 단계적 관세철폐를 규정하고 있으며, 뉴질랜드가 세계적인 유제품 수출국이라는 점에서, FTA 이행이 진전될수록 분유·버터·치즈 등 오세아니아산 유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22]. 이는 중장기적으로 한국 산업이 미국·EU뿐 아니라 호주·뉴질랜드와도 경쟁해야 하는 구조임을 시사한다[7](Table 1).
이상의 FTA 이행 일정을 종합하면 2026년은 한국 유제품 시장에서 멸균우유·치즈 등 주요 품목이 완전 개방되는 전환점으로 평가할 수 있다[18,20,21]. 그동안 관세와 TRQ 제도는 국내 원유 및 유제품 가격을 일정 수준 방어하는 완충장치 역할을 해왔으나, 2026년 이후에는 이러한 보호장치가 크게 약화되어 수입제품과의 정면 경쟁이 불가피해진다[5,7].
특히 멸균우유, cheese powder 및 공업용 치즈, 버터·유지방, 분유(특히 skim milk powder [SMP]) 등 국내 경쟁력이 취약한 품목은 수입 비중이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으며[6,22], 이는 국내 원유 수요 구조·가격 형성·유가공업체의 가공원료 선택 등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2026년 무관세 체제는 낙농 농가 경영 안정성과 지역경제 전반에도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7].
2026년 무관세 전환의 영향 분석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내 원유 생산 원가는 EU·미국 대비 약 2배 수준이다[1,2]. 이는 단순한 원유 가격 차이를 넘어 유제품 전반의 가격 구조에 체계적으로 반영된다. 지금까지는 2.4%–10% 수준의 관세가 이 가격 차이를 일부 완충했으나, 2026년 이후 관세가 철폐되면 수입 멸균우유·치즈의 국내 판매가격은 국산 제품 대비 최소 10% 이상 저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6,18].
실제로 폴란드 등 EU 회원국의 저가 멸균우유는 이미 국내 유통시장에서 리터당 1,300–1,600원 수준에 판매되고 있으며, 이는 국내 흰우유 가격(2,500–3,000원/L)의 절반 수준이다[6]. 관세 철폐 이후에는 이러한 구조적 가격 격차가 더 확대되거나 고착될 가능성이 크다.
수입 치즈의 경우, 이미 국내 시장에서 약 70%–8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7]. 국내 치즈 소비의 상당 부분이 해외 공급원에 의존하는 구조가 이미 고착화되었으며, 시중에 유통되는 치즈 제품 중 다수가 수입 원료 또는 완제품 형태로 공급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 가공 원유의 활용도를 지속적으로 약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관세 철폐 이후에는 피자·베이커리·프랜차이즈 등 가공·외식 산업에서 수입 원료 치즈 사용 비중이 더욱 증가할 수 있다. 미국·EU·호주·뉴질랜드 등 주요 공급국 간 경쟁이 심화되면 국내 수입가격은 추가적으로 인하될 여지가 있어, 국내산 원료 치즈의 시장 진입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7,21](Table 2).
국내 원유는 용도별 차등가격제와 쿼터제를 통해 관리되고 있다. 음료용 원유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가공용 원유는 낮은 가격을 적용하여 전체 수급을 조정하는 구조이다[2]. 2026년 이후 저가의 수입 멸균우유와 가공유제품이 대거 유입될 경우 국내산 원유의 가공용 수요가 감소하면서 쿼터 초과분이 늘어나고 평균 원유가격이 하락 압력을 받게 된다[1,12]. 이러한 흐름은 결국 원유 수급의 불안정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 성장해 온 치즈·버터·분유 제조용 원유 수요가 수입 원료로 대체되는 경우 국내 원유의 주요 출구 중 하나가 약화된다[9,12]. 그 결과 국내 원유는 다시 음료용 중심 구조에 의존하게 되고, 원유 용도 다변화·고부가가치 전략 추진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는 낙농·유가공 산업의 중장기 경쟁력 측면에서 부정적 요인이다[1,11](Table 3).
가격 경쟁력 악화와 수요 감소는 낙농농가의 경영 위기로 직결된다. 생산성이 낮고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한 소규모·고령 농가부터 퇴출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1]. 이는 낙농 집적 지역의 지역경제에 직접적 충격을 미칠 수 있다.
낙농은 사료 업체, 수의·동물병원, 착유·유통·운송, 유가공 공장, 체험형 농장·농촌관광 등 다양한 연관 산업과 결합되어 있어, 낙농 기반이 흔들리면 지역 내 연쇄적인 경기 위축이 발생할 수 있다[11]. 강원·경기 북부, 호남·영남 일부 지역처럼 낙농 의존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농가 소득 감소뿐 아니라 지방소멸·농촌 공동체 붕괴 등 장기적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15].
한편 유가공·식품 제조업 입장에서는 수입 원료 확대를 통해 원료비 절감과 가격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 베이커리, 피자·파스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냉동가공식품 업체 등은 저가 수입 치즈·버터·분유를 활용하여 제품 원가를 낮추고, 가격 인상 압력을 완화하거나 품질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6,21]. 이는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과도 방향이 일치한다[18].
그러나 국내 유가공업체는 국산 원유의 처리 능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라는 구조적 과제에 직면하게 된다[12]. 수입 원료 비중이 확대될수록 국산 원유의 입지는 좁아지므로 단순 가격 경쟁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에 국산 원유 기반 프리미엄 제품 개발, 기능성·차별화 제품 전략, 지역 원유 기반 브랜딩 등이 필요하다[11].
소비자 관점에서 무관세 수입 확대는 더 저렴한 유제품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후생을 증가시킬 수 있다. 최근 ‘밀크플레이션’으로 불리는 유제품 가격 상승 상황에서 수입 확대는 단기적으로 물가 안정에 기여하는 정책 수단이다[6,18].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국내 낙농 기반이 약화되면 국제 유제품 가격 급등, 글로벌 공급망 교란(예: 우크라이나 사태·해상 물류 차질 등) 발생 시 국가 식량안보 측면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7,15].
따라서 정부는 단기적으로는 물가 안정, 장기적으로는 국내 낙농 기반 유지라는 상충된 목표 사이의 정책적 딜레마에 직면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관세 체제에서도 지속 가능한 낙농 기반을 유지하고 미래형 구조로 전환할 수 있는 정책·산업·교육 전략이 필요하다[1,11].
해외 주요국의 낙농·유제품 시장 및 정책 사례
EU는 공동농업정책(common agricultural policy, CAP)을 통해 직접지불금, 시장개입, 수급조절 등을 병행하며 고효율·수출지향적 낙농 체계를 구축해 왔다[23]. CAP는 환경·동물복지·농촌 유지 등 공공재적 기능을 고려한 보조를 제공하여 농가의 소득 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생산성 향상과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유도한다[7,23].
그 결과 EU는 치즈·버터·분유 등 대부분의 유제품에서 세계적인 가격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고부가가치 치즈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6,7].
EU의 사례는 보조금=단순 보호라는 관점을 넘어, 지속가능성–환경–품질–수출 경쟁력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정책 설계가 가능함을 보여주며, 이는 한국의 향후 낙농 정책 설계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23].
미국, 호주, 뉴질랜드는 대규모 목장, 높은 사료 자급률, 효율적인 생산·수송 체계를 기반으로 낮은 생산비와 높은 생산성을 동시에 달성하고 있다[15,24,25]. 이러한 구조는 국제 유제품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을 뒷받침하며, FTA 이후 한국·중국·ASEAN 등 아시아 시장 접근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치즈·분유·버터 등 가공유제품의 핵심 공급국으로 자리 잡았다[15,25].
세 국가의 공통점은 규모의 경제 기반 대규모 생산체계, 효율적 공급망, 수출 중심 생산 구조로, 이는 중소규모 농가 중심의 한국 낙농과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는 것이다[24].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토지·노동비가 높고 농가 규모가 작아 고비용 낙농 구조를 가지고 있다[26]. 그럼에도 일본은 치즈·버터 등 가공유제품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며, 국내산 원유는 주로 음료용 및 일부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시키는 전략을 취해 왔다[26,27].
일본의 사례는 고비용 구조를 가진 국가가 글로벌 유제품 시장에서 국산 원유를 니치(niche) 시장으로 포지셔닝하고, 수입 의존의 위험을 정책적으로 관리하며 일정 수준의 낙농 기반을 유지하는 전략을 보여준다[27]. 이는 한국 역시 국산 원유의 역할과 시장 포지션을 어떻게 재설정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데 참고할 만하다.
국내 낙농·유제품 산업의 대응 전략
2026년 이후 무관세 체제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착유로봇, 센서 기반 급이·질병 모니터링, 환경 제어 시스템 등 스마트팜 기술을 적극 도입하여 사양관리 및 질병관리 수준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7,28]. 또한 중·대규모 농가 중심의 효율적 집약화와 협동조직 강화를 통해 자재 공동구매·공동출하·공동시설 활용 등 비용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12].
조사료 재배 확대를 통한 사료 자급률 제고 역시 생산비 절감 효과가 크며, 데이터 기반 생산·수급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원유 수급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것도 필수적이다[29]. 이러한 노력은 개별 농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협동조합·지자체·정부의 투자와 정책적 지원이 병행될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12].
둘째, 가격 경쟁 중심의 시장에서 가치 경쟁 중심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유기·목초·동물복지 인증 등 프리미엄 우유 제품을 개발하고, A2 milk, 저지방·고단백·락토프리 등 기능성 중심의 우유 및 발효유 라인업을 확대할 수 있다[30].
또한 지역 역사·문화·관광자원과 연계한 지리적 표시제(geographical indication, GI) 기반 지역 특화 치즈·발효유 브랜드는 차별적 가치 형성에 효과적이다[31].
농장 체험·교육·가공·직거래를 연계한 6차 산업 모델(예: 유가공 체험농장, 치즈 테마파크 등)의 활성화는 국산 원유의 경쟁력을 다층적으로 강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32]. 이는 고급·건강 지향적 소비 트렌드와 한류·K-푸드 기반 수출 전략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31].
셋째, 정부 정책은 단순 가격·관세 보호에서 벗어나 구조 전환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생산성 향상·환경 개선·동물복지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농가에 대한 직접지불제 확대는 지속 가능한 생산 활동을 유도하는 핵심 접근이다[33].
또한 고령·소규모 농가의 연착륙적 퇴출과 청년·후계 농가의 진입 확대를 위한 구조조정·세대교체 프로그램이 필요하다[34].
국제 가격 급락·환율 변동 등으로 인한 농가 소득 불안을 완화하려면 소득보험·가격보험·기금·최소수입보장제 등 위험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35].
유제품 가격 급등 시 추가 TRQ 활용, 국내 원유 수매·비축제도와 연계한 수급 안정 장치 마련은 시장 변동성 완화에 도움이 된다[36]. 이러한 정책은 단기적으로 농가 안정, 중장기적으로는 경쟁력 있는 산업 구조 전환을 목표로 설계되어야 한다[33].
무관세 시대 대응을 위한 인력양성·교육체계 및 유제품 품질·안전성 역량 강화 전략
2026년 유제품 무관세 체제가 본격화되면 국내 유제품 산업은 가격 경쟁 심화, 수입품의 다양화, 품질 편차 확대 등 구조적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대학과 연구기관은 기존의 우유 생산·위생·가공 중심 교육을 넘어, 국제통상·경제·경영·공급망·품질관리·안전성을 포괄하는 다학제형 융합 교육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FTA와 WTO 규범, TRQ 제도, 농산물 무역 구조 등 국제 통상과 관련된 제도와 규범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낙농경제와 산업조직, 시장 구조 분석, 관세 변화에 따른 가격 및 소득 변화 평가 등 미시경제학적 분석 능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글로벌 유제품 공급망과 냉장·냉동 유통체계 전반을 이해하는 공급망 관리 역량과, 소비자 행동, 브랜드 전략, ESG를 결합한 식품 비즈니스 전략 수립 능력도 중요하다. 여기에 유제품 공학, 미생물학, 식품위생 및 가공·발효·품질관리를 포괄하는 전문성을 결합함으로써, “유제품 과학”과 “농업·식품경제”, “국제정책”, “경영·공급망 관리”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융합형 인력 양성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이론 중심 강의만으로는 산업이 요구하는 실무형 인력을 충분히 양성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실험·프로젝트 기반 교육 모델의 확대가 필수적이다. 우선 국산 및 수입산 유제품(우유, 치즈, 버터, 분유 등)을 대상으로 미생물학적 안전성, 이화학적 성분, 관능 특성, 저장성 등을 비교·분석하는 실험을 수행하고, 이에 더해 원가 구조와 유통 마진, 브랜드 전략까지 연계하여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과 연구자는 데이터 기반의 통합적 분석 역량을 기를 수 있다. 또한 관세 철폐 시나리오에 따른 시장 점유율 변화와 농가소득 변동을 모형화해 보는 경제 분석 실습은 정책 변화가 산업과 농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체감적으로 이해하게 하는 교육적 도구가 될 수 있다. 이를 지역 기반의 캡스톤 디자인과 결합하여, 예를 들어 강원도나 제주도를 중심으로 한 6차 산업 모델을 설계하고, 기업·농협·지자체와 연계한 신제품 개발, 패키징, 브랜딩, 마케팅 전략을 종합적으로 기획·수행하도록 한다면, 전공자 및 연구자는 실질적인 산업 감각과 현장 중심의 문제 해결 능력을 동시에 습득하게 된다. 이러한 실습 및 프로젝트형 교육은 결과적으로 데이터 분석 역량, 산업 구조에 대한 이해, 정책·제도에 대한 인식을 통합적으로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무관세 시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학, 연구기관, 산업, 정부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대학과 연구기관은 낙농협동조합, 유가공 기업, 지자체 등과의 협력을 통해 현장실습, 인턴십, 공동연구를 확대함으로써 교육과 산업 현장을 긴밀히 연결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학생과 연구자는 실제 유가공 공장과 원유 집유 현장, 물류 및 유통 시스템을 직접 경험하며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더불어 정부가 추진하는 낙농·유제품 분야 연구개발(R&D) 과제 및 정책 연구 용역에 대학과 연구기관이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교육과 연구, 정책이 상호 피드백을 주고받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학생과 연구자는 정책 형성과정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동시에 학계의 연구 결과가 산업 전략과 국가 정책에 직접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경로를 확보하게 된다. 결국 산학협력과 정책 연구 연계 강화는 현장융합형 인력 양성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
무관세 환경 아래에서는 원산지, 제조공정, 성분 구성이 서로 다른 국내외 유제품이 동일한 시장에서 경쟁하게 되며, 이에 따라 과학적 검사와 품질 평가는 산업·정부·교육의 모든 영역에서 핵심 역량으로 부상한다. 대학은 미생물학, 분석화학, HACCP(hazard analysis critical control point), 품질보증(QA[quality assurance]/QC[quality control]) 등 유제품 검사에 필요한 실무형 교육을 체계적으로 강화함으로써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먼저 유제품의 미생물학적 안전성 평가는 교육과정에서 반드시 다루어야 할 핵심 내용이다. 유제품은 수분, 단백질, 유당 등 미생물 성장에 적합한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살모넬라(Salmonella spp.),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네스(Listeria monocytogenes),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 바실러스 세레우스(Bacillus cereus) 등 식중독균에 의한 오염 위험이 크다. 이에 더해 총호기성생균수, 대장균군 및 대장균, 효모와 곰팡이 등은 원유 수집·저장·가공 단계의 위생 수준과 저장 중 품질 저하 여부를 평가하는 데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교육과정에서는 이러한 병원성 미생물의 특성과 성장 조건, 위해도 평가 개념을 주입할 뿐 아니라, 선택배지 기반 배양과 정량법, PCR(polymerase chain reaction) 및 qPCR(quantitative PCR) 기반의 분자진단법, UHT(ultra high temperature) 우유 내 포자형성균을 포함한 저장성 시험 등을 실습을 통해 직접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음으로 유제품의 이화학적 품질 분석 역량도 강화되어야 한다. 지방, 단백질, 유당, 수분, pH, 산도, 점도, 색도 등은 유제품의 품질과 기능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이며, HTST(high-temperature short-time) 및 UHT와 같은 열처리 조건에 따른 단백질 변성, 치즈 숙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수분과 pH 변화, 발효유에서의 젖산 생성 속도 등은 제품의 저장성·텍스처·관능 특성을 좌우한다. 이러한 이화학적 분석에 대한 교육은 단순히 성분 값을 측정하는 수준을 넘어, 유가공 기업에서 고단백, 저유당, 프리미엄 치즈 등 새로운 기능성 유제품을 개발하는 R&D 과정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따라서 이화학적 평가 능력을 갖춘 인력은 산업계에서 높은 수요를 보이는 핵심 인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유제품에서의 위·변조(adulteration)와 라벨링 검증 역시 무관세 시대에 특히 중요한 교육 내용이다. 다양한 원산지와 원료, 공정을 가진 유제품이 대량으로 유입될수록 원료 혼합, 저급 원료의 고급 제품으로의 둔갑, 허위 표시 등 부정행위의 가능성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물이나 저가 용액을 첨가하여 고형분을 낮춘 희석 우유, 식물성 유지 혼입 후 100% 우유지방 제품으로 표기하는 경우, 저급 분유를 사용한 치즈를 고급 자연치즈 원료로 둔갑시키는 사례, 재조합 치즈를 자연치즈로 판매하는 행위, 블렌딩치즈를 100% 자연치즈로 표시하는 경우 등이 있다. 이러한 위·변조를 검출하기 위해서는 GC-FID(gas chromatograph flame Ionization detector)를 이용한 지방산 조성 분석, 안정동위원소비(isotope ratio mass spectrometry, IRMS)에 기반한 원산지 판별, IR(infrared radiation)·FT-IR(Fourier transform infrared spectrometer)·NIR(near infrared radiation) 스펙트럼을 활용한 성분 스크리닝, SDS-PAGE(sodium dodecyl sulfate-polyacrylamide gel electrophoresis)를 이용한 단백질 패턴 분석, 라벨에 표시된 성분과 실측 성분 간의 일치성 평가 등 다양한 분석 기법이 교육과정에 포함되어야 한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축산물품질평가원, 국립검역기관, 그리고 국내 유가공 대기업의 QC/QA 부서에서 요구하는 실질적인 직무 역량과 직결된다.
또한 유제품 안전성은 원유 생산, 가공, 포장, 유통 전 과정에서 통합적으로 관리될 때 비로소 확보될 수 있으므로, HACCP 기반 생산–가공–유통 통합 위생관리 교육 역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 원유 단계에서는 세균수, 체세포수, 항생제 잔류 여부, 집유 및 수송 과정의 냉각·저장 온도 관리가 핵심 관리 항목이며, 가공 단계에서는 HTST와 UHT 공정의 타당성 검증, 발효 과정에서의 pH 변화 모니터링, 교차오염 방지 전략 등이 중요하다. 설비 위생관리 측면에서는 CIP(cleaning in place) 공정의 세정제 농도, 세정 효율, 잔류물 분석이 필수적이며, 유통 단계에서는 콜드체인의 유지 여부와 저장 온도 기록이 품질 유지의 관건이 된다. 여기에 더해 제조 환경의 표면 ATP(adenosine triphosphate) 검사와 공기 중 미생물 검사 등 환경위생 점검을 포함한 전 과정 모니터링 체계를 교육과정에서 다루어야 한다. 실제 유가공 공정 흐름도를 바탕으로 중요관리점(critical control point, CCP)을 도출하고, 위해요소를 분석하며, 개선 방안을 설계하는 프로젝트형 실습은 학생들에게 HACCP의 개념을 단순 이론이 아닌 실제 관리 도구로 이해하게 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이와 같은 내용을 아우르는 통합 프로젝트형 교육은 산업 현장의 요구를 교육과 직접 연결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예를 들어 국산과 수입 치즈를 대상으로 미생물, 지방, 단백질, 염도, 수분, 관능 특성을 종합적으로 비교 평가하는 프로젝트, UHT 멸균우유의 저장성을 다양한 브랜드 간에 비교하며 내열성 포자균의 존재 여부와 품질 변화 양상을 분석하는 실험, 버터·치즈·분유의 위·변조를 실제로 설계하고 이를 분석을 통해 검출하는 실습, 특정 유가공 공정에 대한 HACCP 기반 위험도 분석 및 개선 모델 수립, FTA 관세 철폐 시나리오를 반영한 품질관리 프로토콜 설계 등은 전공자와 연구자에게 매우 실질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경험을 축적한 인력은 유제품 산업의 QA/QC 담당자, 식품안전 및 위생관리 전문가, R&D 연구원 등으로 진출하여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유제품 검사와 품질관리 교육의 강화는 단순히 특정 기술을 가르치는 차원을 넘어, 국내 유제품 산업의 구조와 경쟁력을 재편하는 국가 전략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다층적 의미를 가진다. 우선 미생물학적·이화학적 분석 능력을 갖춘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은 국산 원유를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 제품과 기능성 유제품을 개발하고, 가격 중심이 아닌 품질과 기능, 안전성 중심의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진입하는 데 필수적인 전제 조건이다. 또한 정확한 검사 역량을 갖춘 전문가가 공공기관과 산업 현장에 배치되면, 국내 제품과 수입 제품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는 공정한 경쟁 환경이 조성되고, 이는 소비자 신뢰를 제고하여 시장 전체의 신뢰도와 투명성을 높이는 효과로 이어진다.
나아가, 체계적인 유제품 검사 교육은 식품안전 수준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려 소비자의 건강 보호와 안전한 식품 선택을 가능하게 하며, 이는 유제품 소비 유지 및 산업 지속성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특히 FTA 이행으로 수입 유제품이 대폭 증가하는 상황에서는 원산지와 공정, 성분 차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품질 편차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과학적 검사 역량이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국내 유제품 안전성·품질 기준을 국제 수준에서 유지·관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학의 교육 프로그램에서 이루어지는 유제품 검사·품질관리 교육은 산업계의 품질관리 인력 수요, 정부의 식품안전 정책, 학계의 연구 활동을 실제로 연결하는 매개 역할을 함으로써, 산업–정책–교육이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하는 지속가능한 유제품 공급 체계 구축에 기여하게 된다.
따라서 대학과 국가 정책은 유제품 검사 및 품질관리 역량을 무관세 시대 경쟁 구조 속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 축 중 하나로 설정하고, 미생물학, 분석화학, HACCP 기반 위생관리, 라벨링 검증, 품질관리 실습을 통합한 융합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축적될 때, 국내 유가공 산업은 수입 개방이 확대되는 환경에서도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동시에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안전성과 품질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Table 4).
결론 및 향후 연구 과제
2026년을 기점으로 한·미·한·EU 등 주요 FTA 이행이 마무리되면서, 우리나라 유제품 시장은 멸균우유와 주요 치즈 품목을 중심으로 사실상 무관세 체제에 진입하게 된다[5,18,20]. 이는 수입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크게 높이는 동시에, 국내 낙농·유제품 산업의 구조적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국내 원유 생산비는 해외 주요 생산국 대비 여전히 현저히 높으며[7,9], 소비 구조 변화·인구 감소·농가 고령화는 낙농 기반을 지속적으로 약화시키고 있다[1,12]. 반면 치즈 및 가공유제품 시장의 성장은 수입 의존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5,6]. 이러한 상황에서 단순한 관세 보호 연장은 한계가 있으며, 생산성 향상·고부가·프리미엄 전략·전환지원 중심의 정책 설계·기업 포트폴리오 재편·교육·인력양성 강화를 아우르는 종합적 대응이 요구된다[11,12.15,40-46].
향후 필요한 연구 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멸균우유·각종 치즈 유형·버터·분유 등 세부 품목별 관세 철폐가 수요·공급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 분석할 수 있는 미시적 계량 모형 구축이 필요하다[17].
둘째, 농가–유가공업체–소비자를 포함하는 동태적 일반균형모형(computable general equilibrium model, CGE 등)을 활용하여 중장기적 시장 변화 시나리오를 평가하는 연구가 요구된다[47].
셋째, 도(道) 단위 지역별 낙농 클러스터의 사회·경제적 파급효과와 농촌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지역경제 기반 연구가 필요하다[48].
넷째, 낙농·유제품 분야 교육과정 개편이 실제 교육성과 및 산업 연계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검증하는 교육학·사회과학적 연구가 중요한 과제로 부상한다[43].
다섯째, ESG·탄소발자국·동물복지 등 새로운 가치 기준이 유제품 소비행태 및 생산 구조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는 지속가능성 기반 연구가 향후 중요한 분야로 제시될 수 있다[49].
본 총설은 2026년 무관세 시대를 둘러싼 국내외 동향과 구조적 변화를 개관하고, 산업·정책·교육 측면에서의 대응 방향을 제안한 것이다. 향후 보다 정교한 계량 분석과 현장 기반 사례 연구를 토대로, 정책·산업·교육 현장에서 실제로 활용 가능한 구체적 실행 전략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
요 약
우리나라 낙농·유제품 산업은 우유 소비 정체, 인구 감소, 농가 고령화, 생산비 상승 등 구조적 제약 속에서 2026년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에 따른 유제품 관세 철폐라는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한·미, 한·EU, 한·호주, 한·뉴질랜드 FTA에 따라 멸균우유와 일부 치즈 품목의 관세는 2026년을 전후하여 사실상 0%로 전환되며, 이는 이미 높은 수입 의존도를 보이는 국내 유제품 시장의 개방 수준을 한층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본 총설에서는 국내 낙농·유제품 산업의 생산·소비·무역 구조를 정리하고, FTA에 따른 관세 인하 일정과 2026년 무관세 체제의 의미를 고찰하였다. 이어 국내 원유 생산비와 해외 주요 생산국 간 비용 격차, TRQ 제도, 치즈·멸균우유를 중심으로 한 수입 유제품 시장 확대를 바탕으로 무관세 전환이 농가 경영, 원유 수급, 유가공 및 식품산업 공급망, 소비자 후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아울러 EU, 미국, 오세아니아 및 일본 등의 정책·산업 구조 사례를 비교하여 한국 낙농의 생산성 향상, 고부가가치·프리미엄 전략, 전환 지원 중심의 정책 설계, 유가공·식품 기업의 포트폴리오 재편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마지막으로, 무관세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인력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FTA·통상, 낙농 경제학, 글로벌 공급망, ESG·브랜드 전략을 포함하는 다학제적 교육과정 개편, 실습·프로젝트 기반 교육, 산학·정책 연계 강화 등 교육·연구 방향을 제안하였다. 본 논문은 2026년 이후 낙농·유제품 산업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산업·정책·교육 차원의 논의에 기초 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